요즘 편의점을 둘러보면 만물상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못지않은 다양한 제품에 각종 공과금 납부도 가능하다. 택배도 수령하고 물품도 보관할 수 있다. 특히 편의점 매출 1위로 자리매김한 자체 브랜드(PB) 도시락은 3000~4000원대로 저렴한데 영양과 맛도 좋다. 특정 도시락 브랜드는 ‘가성비가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아무리 서둘러도 식사시간대에 금세 도시락이 동이 나기도 한다.
CU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도시락인 소불고기미트볼정식은 3000원이라는 가격에도 소불고기와 미트볼이라는 두 가지 고기반찬이 메인으로 들어간다. |
지난해부터는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15년 저녁시간대 도시락 판매 비중은 27.5%로 점심시간대 판매 비중(25.7%)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효자품목이 된 도시락 덕분에 편의점 매출 증가는 당연한 결과로 나타났다. 백화점ㆍ대형마트 등이 정체 또는 매출 감소를 보이는 반면 편의점은 최근 3년간 매출이 15.8%→18%→37.8%로 꾸준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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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영양성분 표시 안해…나트륨·당분 주의보
⑤ 건강도 챙긴다고?…영양사가 평가한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이 꽤 괜찮은 한 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2010년. 당시 GS25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나물 반찬을 내세운 ‘김혜자도시락’을 출시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혜자스럽다(가성비가 좋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여기에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3월 먹방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돌의 이름을 딴 ‘혜리도시락’을 출시하고 CU가 지난해 12월 집밥을 콘셉트로 ‘백종원도시락’을 내세우면서 편의점 도시락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GS25, CU,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 편의점 대표 인기 도시락 |
이와 같은 편의점 도시락의 고속질주 비결을 콕 짚어서 말하기는 힘들다. 불황 탓에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것도 있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세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27%, 506만여 가구에 달한다. 10년 사이에 약 200만 가구나 늘었다.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5%에 육박할 것이라고 하니 편의점이 더 높이 날아오르게 생겼다.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 시장규모가 3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도시락 메뉴가 아직 다양하지 못하는 지적이 많다. 중견기업 구내식당에서 3년간 근무 중인 임유선 영양사는 “도시락 반찬의 간이 세 당분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라며 “반찬마저 고기 위주로 구성돼 있어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저자인 채다인 씨도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는 저칼로리ㆍ어린이용 도시락 등 선택지가 많다”며 “소비층에 맞는 다양한 도시락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