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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도시락 대해부①] ‘어엿한 한끼’…편의점 도시락 전성시대
[HOOC=이정아 기자] 우리나라에 편의점이 처음 생긴 것은 ‘88 서울올림픽’ 직후인 1989년. 그해 5월, 당시 미국계였던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에 올림픽선수촌점을 열면서 편의점 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편의점은 일상에 빠르게 파고들어 이제는 삶의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의점은 1997년까지 2000개의 점포가 생겼고, 2007년 1만 개를 돌파했다. 현재 전국의 편의점 수는 3만 개가 넘는다.

요즘 편의점을 둘러보면 만물상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못지않은 다양한 제품에 각종 공과금 납부도 가능하다. 택배도 수령하고 물품도 보관할 수 있다. 특히 편의점 매출 1위로 자리매김한 자체 브랜드(PB) 도시락은 3000~4000원대로 저렴한데 영양과 맛도 좋다. 특정 도시락 브랜드는 ‘가성비가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아무리 서둘러도 식사시간대에 금세 도시락이 동이 나기도 한다.

CU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도시락인 소불고기미트볼정식은 3000원이라는 가격에도 소불고기와 미트볼이라는 두 가지 고기반찬이 메인으로 들어간다.

지난해부터는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15년 저녁시간대 도시락 판매 비중은 27.5%로 점심시간대 판매 비중(25.7%)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효자품목이 된 도시락 덕분에 편의점 매출 증가는 당연한 결과로 나타났다. 백화점ㆍ대형마트 등이 정체 또는 매출 감소를 보이는 반면 편의점은 최근 3년간 매출이 15.8%→18%→37.8%로 꾸준히 늘었다.


② 편의점 3사 도시락 샅샅이 뜯어보기
③‘엄마맘’ 혜자도시락, 엄마가 먹어봤다
④ 영양성분 표시 안해…나트륨·당분 주의보
⑤ 건강도 챙긴다고?…영양사가 평가한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이 꽤 괜찮은 한 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2010년. 당시 GS25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나물 반찬을 내세운 ‘김혜자도시락’을 출시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혜자스럽다(가성비가 좋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여기에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3월 먹방으로 화제를 모은 아이돌의 이름을 딴 ‘혜리도시락’을 출시하고 CU가 지난해 12월 집밥을 콘셉트로 ‘백종원도시락’을 내세우면서 편의점 도시락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GS25, CU,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 편의점 대표 인기 도시락

이와 같은 편의점 도시락의 고속질주 비결을 콕 짚어서 말하기는 힘들다. 불황 탓에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것도 있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세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27%, 506만여 가구에 달한다. 10년 사이에 약 200만 가구나 늘었다.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5%에 육박할 것이라고 하니 편의점이 더 높이 날아오르게 생겼다.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 시장규모가 3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도시락 메뉴가 아직 다양하지 못하는 지적이 많다. 중견기업 구내식당에서 3년간 근무 중인 임유선 영양사는 “도시락 반찬의 간이 세 당분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라며 “반찬마저 고기 위주로 구성돼 있어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저자인 채다인 씨도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는 저칼로리ㆍ어린이용 도시락 등 선택지가 많다”며 “소비층에 맞는 다양한 도시락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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