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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女의 맨땅 비행기] 비행시간, 배터리가 9할
[HOOC=이정아 기자] #. 비행 조종이 손에 익을만하면 프로펠러의 회전 소리가 영 시원치 않다. 마치 ‘날기 힘드니까 그만 지상으로 내려줘’라고 말 하듯이. 아니나 다를까 배터리가 뜨겁다. 너도 열받았구나. 비행 조종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8분 14초 만에 끝이 난다. 감질나게도.

배터리에 의존하는 쿼드로터 이상의 멀티로터 드론의 비행시간은 30분 남짓. 그런데 250급 레이싱 드론의 비행시간은 이보다 짧은 10분 정도다. 그런데 앞뒤를 구분하기 위해 배터리에 LED(발광다이오드)를 연결하면서 비행 시간이 1분 더 줄었다. 그러니까 무섭도록 뜨거운 햇살 아래, 30분간 자전거를 타고 비행장에 간 뒤, 땀을 뻘뻘 흘리며 드론을 조종하는 시간은 단 8분. 그렇게 꼬박 3주를 버티다가 끝내 배터리 2팩을 더 구입했다.
초록빛 잔디밭이 펼쳐진 서울 광나루 RC비행장. 이정아 기자/dsun@


#. 가스터빈 엔진이 달린 항공기와 달리, 쿼드로터 이상의 멀티로터 드론은 배터리에 의존한다. 무겁고 소음이 심하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데 가격까지 비싼 가스터빈 엔진이 근거리를 오가는 상업ㆍ민간용 드론에 적합할 리가 없다. 드론의 주 동력원으로는 플라이트 콘트롤러와 최소 4개의 모터에 전원을 공급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배터리가 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비행시간. 최근에는 휘발유로 소형 발전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한 뒤 배터리를 계속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나 기체에 유선으로 전원을 연결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지만 기술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경량화된 배터리가 상업용 드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해외 직구를 한 터라 배터리가 집으로 배달되기까지는 3주가 걸릴 전망이다. 일단 기체 전면에 LED부터 부착하기로 한다. 지상에서 5m 정도만 떠있어도 육안으로 앞뒤가 쉽게 구분이 가지 않던 터라 LED 장착은 ‘사실상’ 필수다. 니퍼로 배터리 단자에 연결된 회로를 자르고 다시 남땜하기를 1시간 여. 하지만 비행장에서 만난 지도조종사에게 퇴짜를 맞았다. 기체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종하기 때문에 LED를 기체 전면이 아닌 후방의 날개 부분에 다는 편이 낫다는 조언이다. 납땜을 또 해야 한다는 생각에 짧은 한숨이 났다.
배터리 단자에 연결된 회선들. LED를 달기 위해서는 니퍼로 선들을 자르고 다시 납땜을 해야만 했다. 이정아 기자/dsun@
기체 전면에 LED를 달았다. 전면보다 후면에 다는 게 낫다는 게 함정. 이정아 기자/dsun@

#. ‘지름신’의 안내에 따라 가슴을 졸이며 드론 부품들을 꼼꼼히 구입했는데 어째 비행 조종을 하면서 사야할 부품들이 더 생긴다. 일정 전압 이하로 내려가면 경고음을 울려 배터리의 방전 정도를 알려주는 리포 알람, 모터를 팔에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한 나사, 드론의 날개를 덮는 큰 사이즈의 수축튜브, 배터리 3셀의 전압을 일정하게 충전하는 배터리 충전기, 영상 송수신기까지.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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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납땜만 3시간, 꼬박 날린 하루
(2) 위, 아래, 위위, 아래…드론이 춤을 춘다

*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취미용 드론은 얼마든지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비행은 지도조정사의 지도 하에 진행됐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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