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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버 쓰나미에 재원 고갈”...2034년 美 사회보장·의료보험 위기
베이비붐 은퇴 시점 다가오며 재정 압박 가중
민주·공화 양당 입장차 커 해법 마련 ‘난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9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강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의 사회보장과 메디케어(65세 이상에 대한 의료 보험)를 위한 재원이 향후 10년 안팎이면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강력한 경제와 견조한 노동시장으로 고갈 시점은 다소 늦춰졌지만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가해질 재정적 압박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재무부의 ‘2024년 연방 병원 보험 및 연방 보충 의료 보험 신탁 기금 이사회 보고서’는 미국의 노령 및 장애에 대한 사회보장 제도를 위한 신탁기금은 2035년, 메디케어 신탁기금은 2036년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이전 보고서에서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의 신탁기금이 각각 2034년, 2031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 것 보다 고갈 시점이 다소 늦어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신탁기금의 장기 재정 상황은 근로자 수 증가와 평균임금 상승, 지출 절감에 힘입어 지난해 추정치에 비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 제도와 메디케어를 둘러싼 암울한 상황은 바뀌지 않았으며 의회가 관련 프로그램을 안정화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연방 정부 지출 대부분은 사회보장, 메디케어, 재향군인 혜택 등 수급 프로그램에 쓰이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은 2023회계연도에 사회보장 및 주요 의료 프로그램에 2조 9000억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의회의 재량 지출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의 제원은 주로 급여세를 통해 조달된다. 장래 수혜자인 근로자와 고용주는 퇴직 근로자가 기본 소득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신탁 기금에 돈을 지불한다.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은퇴 연령은 1954년 이전 태어난 경우는 66세, 1960년 이후 출생자는 67세다. 메디케어 가입 연령은 65세다.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대적인 은퇴, 이른바 ‘실버 쓰나미’가 신탁 기금의 재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 소득 연합의 은퇴 소득 연구소에 따르면 2024~2027년에 매일 미국인 1만1000명이 은퇴연령에 도달한다. 이는 매년 410만명의 잠재적인 기금 수혜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장애 신탁기금은 적어도 2098년에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고 퇴직 신탁기금은 2033년에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노인 5명 중 1명이 소득의 90% 이상을 사회보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기금 고갈은 미국 빈곤층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한 의회 대응이 시급하지만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 차는 크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지난 3월 사회보장 자격 연령을 기대 수명과 연계해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최고 소득자에 대한 보조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누구든지 사회보장, 메디케어를 삭감하거나 은퇴 연령을 높이려고 한다면 나는 당신을 막을 것”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연 100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버는 억만장자에 대해 세금 공제을 없애고 최고 개인 소득세율을 현재 37%에서 이전의 39.6%로 환원키시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확보된 세수를 사회보장프로그램에 투입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 재원 확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사회보장을 삭감하지는 않겠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브라이언 리들 맨해튼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근본적인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회보장 프로그램이 파산에 가까워지면 의회는 수당을 지불하기 위해 더 많은 정부 차입을 승인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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