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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진의 와인에 빠지다 - ② 부딪혀라, 그러면 보인다]
이 코너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회사원이 와인의 참 맛을 알아가는 과정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와인에 관해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와인을 둘러싼 인문학적, 역사적 이야기를 소소하게 전합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어떻게’라는 부분에서 턱하고 걸리고 만다. 나도 그랬다. 와인 이야기를 연재하기로 하면서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이럴 때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애매할 땐 일단 달려들고 볼 일이다. 와인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나만의 방식이다.

우선 책을 통한 학습을 선택했다. 책으로 나올 정도라면 적어도 사실 관계는 확인이 됐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다음으로는 직접 부딪혔다. 매주 토요일이면 집 근처 마트 와인 코너를 찾았다. 퇴근 길에는 회사 근처 와인 매장을 찾아갔다. 아무것도 모르겠더라도 와인에 붙어 있는 라벨을 눈에 익히고자 했다.

그렇게 한 달 여 간 배회하다 안식처를 정했다. 바로 마트 와인코너다. 마트에는 수많은 와인들이 널려있을뿐 아니라 와인 라벨을 찍어 검색해봐도 그 누구도 제재하지 않는다. 마음 편히 와인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그렇게 매주 토요일이면 마트에서 와인을 살펴본 뒤 1~2병을 산다.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저녁에 와인을 맛 볼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맛을 보고 난 뒤에는 꼼꼼하게 맛과 느낌, 그리고 와인의 포도품종과 나라,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정리한다.

경험상 와인과 친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많이 마셔보는 것’이다. 비싼 와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와인 매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2만원대 이하의 저렴한 와인 중에서도 훌륭한 향과 맛을 선사하는 것들이 많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취향에 맞게 알아나가면 된다.

마음에 드는 와인을 찾았다면 이제 포털에서 ‘와인 이름’을 검색해보자. 와인이 어떤 포도품종으로 만들었는지, 생산자·제조 지역, 수상 이력 등을 확인하면 된다. 더 궁금하다면, 이제 해당 와인을 구성하고 있는 포도품종에 대해서 검색해보자. 해당 와인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살펴보면 좋다. 의외로 재미난 세계사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내게 처음으로 시작하는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망설임없이 “프랑스 보르도 지방 와인 중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주 품종으로 한 레드 와인을 추천한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은 세계 최대의 와인 산지로, ‘수학의 정석’과 같은 곳이다.

까베르네 쇼비뇽은레드와인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포도품종이다. 실제로 와인 매장이나 마트에 가면 와인 라벨에 가장 많이 적혀있는 품종이기도 하지만 세계 최상급 레드와인이자 보르도의 5대 샤또로 손꼽히는 ‘샤또 라피트 로칠드’나 ‘샤또 마고’ 등의 주된 품종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신동진

얼마전 최근 한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솔직한 의견을 달라는 것이었다. 난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음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식기 전에 부딪혀 보세요. 일단 써보세요. 그래야 그 다음이 보여요”라고.

글=신동진, 정리=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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