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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울려퍼진 “실패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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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 그거 조금 했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아요.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실패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실패했다고 끝내고 좌절하면 그것이 실패이지, 다시 일어서서 도전하면 그건 실패가 아니에요”

2018 실패박람회 개막 축하행사인 ‘KT 청춘해 콘서트’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14일 늦은 오후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광장을 가득메운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실패를 넘어 도전을 향해 함께 달려가자고. 바로 이 날부터 3일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8 실패박람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실패박람회는 실패자가 낙오자라고 낙인찍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한 번 바꿔보자는 목적으로,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회 전반에 대해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정부가 중심이 돼 실패를 주제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2018 실패박람회 행사장 모습

행사를 주관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실패박람회의 첫 날 문화행사로 열린 KT 청춘해콘서트에서 관객으로 모인 2030 청년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저희 부모 세대들은 늘 부끄러웠어요. 우리는 그래도 계속 성장하는 그런 경제, 일자리를 물려받아서 조금 사고를 쳐도 다시 정신차려서 얼마든지 세상에 꿈을 꿀 수가 있었는데, 여러 청춘들의 아픔에 대해서 우리가 아직도 해답을 제대로 못 드려서 미안해요. 그러나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 주변부터 바꿔나가는 겁니다. 실패해도, 좀 깨져도 ‘야, 어때! 한 번 다시 해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실패는 새로운 도전의 첫 단계다.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젊은 세대들이 도전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아닌, 조금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나서 새롭게 도전하면 된다고 믿는 사회 분위기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번 박람회는 전반적으로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정부 주도의 박람회와는 달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요. 
2018 실패박람회 행사장 모습

앞서 언급한 청춘해콘서트를 비롯해 국내 피자사업을 처음 들여와 한때 개인소득세 국내 1위였지만 수차례 파산을 겪고선 지금도 다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 ‘성신제피자’의 성신제씨, 첫 식당을 개업할 때부터 전 재산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방송인 홍석천씨 등이 자신의 실패담을 시민들에게 직접 들려주는 자리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구체적인 실패에 대한 공유와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100명이 우리 사회의 ‘실패’를 이야기하는 ‘백명토론’, 현직 경찰과 비행청소년 출신 사회적기업가가 모여 청소년 문제의 진단과 해법을 모색하는 ‘정책살롱’ 등의 행사가 함께 진행됐죠.

여기에 재도전을 준비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중기벤처부에서 운영한 ‘재기업 도전인 마당’은 법률, 세무, 회계 등 분야별 상담을 통해 재창업을 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는 이들을 맞았습니다. 시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전문가 집단을 통해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을 광화문이란 공간에 마련하고 찾아가는 도움과 지원을 마련한 것입니다. 
2018 실패박람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행사의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깜짝 손님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전에 예고 없이 실패박람회 현장을 방문했는데요. 식당 운영자로부터 인건비 상승 어려움에 대한 호소를 듣는 등 기업인, 자영업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시민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박람회 내 행사 부스 등을 찾으며 관심을 보였는데요. ‘사업 정리 컨설팅’ 부스를 찾아서는 “가슴 아픈 곳이다. 하지만 사업 정리도 잘해야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지 않겠냐, 또 다른 실패를 부르지 않도록 실패를 잘 정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현장에 마련된 응원메시지 보드판에 ‘국민 모두의 마음과 도전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전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요즘 소상공인, 자영업자, 일자리를 구하는 젊은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시 희망을 품고 꿈을 되찾기를 바란다”며 “우리 모두 이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김원성(37) 씨는 “정부가 하는 행사라고 하면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행사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마치 공원같아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즐길 수 있었다”며 “강요와 채찍이 아닌 공감과 격려를 하는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우현(26) 씨는 “나를 포함해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우리 잘 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왔다”며 “박람회장 곳곳에 마련된 실패에 대한 격려 문구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 1회성이 아닌 매년 실패에 지친 이들을 위로해주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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