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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 히치하이킹①]“온 힘을 다해서, 그리고 대충하자” 와이낫 미디어
히치하이킹(Hitchhiking). 어디론가 이동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차를 타는 행동을 말합니다. 헤럴드의 디지털 콘텐츠 사내벤처, 인스파이어는 뉴미디어 업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거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현재와, 그리고 꿈에 대해 함께 동승하는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뉴미디어 업계의 다양한 플레이어들과의 히치하이킹을 기대해주세요. 그 첫번째 동승자는, 웹드라마의 선두주자 ‘와이낫 미디어’입니다. 
이민석 와이낫 미디어 대표(사진=와이낫 미디어 제공)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하 전짝시)에 대한 뉴미디어 업계의 평가입니다. 2016년 시작한 ‘전짝시’는 웹드라마 최초로 1억뷰를 찍은 콘텐츠입니다. TV에 ‘응답하라 시리즈’가 있다면 모바일에는 ‘전짝시’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죠. 특히 20대 시청자들에게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애 웹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를 만든 곳은 ‘와이낫미디어’라는 콘텐츠 회사입니다. 전짝시 외에도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등 다양한 웹드라마를 만들고 있죠. 와이낫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를 최근 연남동 와이낫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일단 만나게 되어서 영광이다. ‘전짝시’는 웹 드라마의 레전드로 꼽힌다.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을 포함한 내놓는 콘텐츠마다 어쩌면 그렇게 20대들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는가? 같은 콘텐츠 제작자로서 부럽다.

▷이민석 대표 : 하하. 감사하다. 그리고 과찬이다. 사실 내가 한 것은 거의 없다. 우리 회사의 발랄하고, 노력하는 PD를 포함한 제작자들이 이뤄내고 있는 일이다. 우리 회사의 강점은 강력한 태도를 가진 젊은 창작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태도란 것은, 지금 소비자들, 우리가 타겟으로 하는 20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에 열광하는지에 대해 열려있고, 콘텐츠에 대해 적용하려고 하는 자세를 말한다.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잘한다. 내가 대표지만, 나는 어떤 콘텐츠에 대해서도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 않으려한다. 왜? 나보다 더 잘하는, 잘 아는 사람들이 고민을 하면서 만드는 거니까. 
와이낫 미디어의 채널인 콬TV 유튜브 계정.

▶콘텐츠의 내용만큼이나 특이한 것이 유통전략이다. 콬TV, 킼TV 등 다양한 채널을 만들고, 편성까지도 하는 모습이 여타 뉴미디어 회사들과는 좀 다른데?

▷나는 방송사 PD 출신이다.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의 제작시스템을 맛본 사람이다. 마음 맞는 동업자들(임희준 운영총괄이사, 김현기 콘텐츠총괄이사)과 20대가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뭉쳤다.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은 모바일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지만, 레거시의 유산, 특히 편성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뉴미디어가 완전히 다른 무언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기존 방송 콘텐츠보다 더욱 뾰쪽하고, 특화돼야 한다고 믿는다.

기존 방송은 시청자가 불특정 대중이었지만 모바일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콘텐츠에 집중하고, 공유해서 확산시킬 수 있는 시청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그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기본을 갖춰놓고 고민한 것은 우리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었다. 콬과 킼. 뭔가 장난같은 이름이지만 시선에 확 들어오지 않나? 우리의 시청자들인 20대들은 그렇고 그런 채널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우리만의 색채가 있는 채널을 구축해야 겨우 시선을 허락한다. 시선을 끌고, 우리의 콘텐츠를 보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편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기대감을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아 이 채널에 언제 와야 내가 봤던 콘텐츠를 하는구나”라는 정보를 주고, 그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우리의 편성(채널) 전략이자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와이낫 미디어의 대표작 전지적 짝사랑 시점

▶내놓는 콘텐츠마다 반응이 좋으면, 부담도 되지 않나?

▷회사의 한 PD가 어느 날 상당히 의기소침해있더라.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직전 에피소드에서 1000만 조회수를 넘겼는데.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700만이 ‘겨우’ 넘었다고 그러더라.

▶700만이 겨우 라니...

▷그러게 말이다. 그만큼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 많다. 오히려 나는 느긋한 편이다.

어떤 제작자가 내놓는 콘텐츠마다 대박을 치겠나? 그리고 분명 잘될 거라고 생각했던 게 오히려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이 바닥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온 힘을 다하자. 그리고 대충하자” 상당히 모순적인 말인데. 힘을 끝까지 주다보면 만드는 우리도 힘들고, 소비하는 시청자도 힘들더라. 결정적인 순간에는 힘을 살짝 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콬TV라는 네이밍을 정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나. 그 고민의 마지막에서 툭 던진 것이 최종 결정됐고, 결론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좋아해주시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마지막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상당히 공감한다. 와이낫의 콘텐츠 제작 과정도 궁금한데?

▷제작을 할 때 가장 우선에 두는 가치는, 시청자의 반응이다. 만든 사람만 “아 잘만들었다. 만족한다”라고 하는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템을 잡을 때 최대한 빨리, 힘을 덜 들이고 다양한 기획안을 보고, 실제로 만들어본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리소스를 더 투입해 키우고, 아닌 것은 빨리 접는 방식을 택한다. 단순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올바른 방향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거대 방송사의 경우는 16부작, 24부작 드라마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밀고나가겠지만 우리와 같은 미디어 스타트업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렇게 반응을 보고, 방향을 잡아 제대로 만든 콘텐츠가 결국 좋은 성과를 만든 것 같다

▶웹드라마라는 장르가, 다소 10대, 20대에 국한된 부분이 있는데. 시청자들의 연령대에 함몰되는 것, 즉 확장성이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 다루는 거대 방송사가 아니다. 우리는 20대라는 시청자, 그 중에서도 연애, 취업과 같은 일상적인 것에 관심있는 이들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40대, 50대까지 확장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욕심이 아닐까?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지금의 와이낫을 구성하는 사람들도 나이를 먹을 거다. 그 때는 또 그 나이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민석 대표. 동안이지만 분명 그는 40대다. 그런데 20대가 열광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사진=와이낫 미디어 제공)

▶콘텐츠 회사 내에 브랜드 팀이 있는 점이 색다르다.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

▷돈을 버는 중요한 사명을 띈 팀이다(웃음). 기본적으로는 콘텐츠의 광고와 관련된 판매와 PPL, 특별편 등을 맡아 진행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와이낫 미디어라는 회사, 미디어에 대한 브랜딩이다. 우리는 어떤 회사이며,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는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넓게, 깊게 생각하는 팀이다. 사실 미디어들이 자신의 브랜딩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다. 그냥 콘텐츠만 잘 만들면 알아서 명성이 쌓이고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은데. 나는 다소 다른 시각이 있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은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이고, 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회사는 어떤 목표와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브랜드 팀을 대표 직속으로 뒀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바로 내 옆자리에서 일을 한다.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하는 지점이다(웃음). 그러나 그만큼 우리 회사에서 중요하고, 대표가 가진 생각과 방향에 누구보다도 공감을 해주고 있어 고맙다.

▶와이낫이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단순히 웹 드라마 업체가 아니다. 콘텐츠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을 확립하려 한다. 원작의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성장, 확대시키는 것이다. 가령 전짝시의 경우, 웹드라마를 기반으로 얼마 전 책이 나왔다. 책만 가능할까? TV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영화로도 만들 수 있다. 콘텐츠 속 캐릭터와 결합한 광고는 어떤가? 강력한 IP가 있다면 우리의 콘텐츠는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현재의 뉴미디어 시장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세대가 교체되고 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시장은 룰이 없다. 원칙이 없다. 새로운 발상을 하고, 그것을 실행해 나가는 이들에게 기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집중하는 것이 퀄리티다. 단순하게 잘 만든다가 아니라, 길이와 배우, 내용을 넓히고 확장시키는 것이 퀄리티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거대 방송사, 거대 콘텐츠 회사들이 호시탐탐 진출을 노리고 있는 뉴미디어 시장이지만, 우리가 안될 게 뭐 있겠나?와이낫?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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