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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범의 광고톡톡]“백문이 불여일견” 공익광고 ‘보여주기’ 아이디어 경쟁
[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공익 광고 캠페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널리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잘 보이지 않거나, 주변에서 접하지 못해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시각화된 위험을 보여줘 경각심을 일깨우고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금연 광고는 오염된 폐를, 교통 안전 캠페인은 처참한 자동차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 예다.

이런 광고들은 시각적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광고회사들이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캠페인으로 ‘보여주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스톱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캠페인 (제일기획-부산경찰청)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양대 광고제 ‘애드페스트(ADFEST)’에서 금상급 2개를 포함해 4개 상을 휩쓴 ‘스톱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은 제일기획과 부산경찰청이 만든 공익 캠페인이다. 이들은 불법 촬영물(몰카) 유통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가짜 몰카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렸다.

‘다운로드킬(Downloadkill)’이라는 용어는 자동차로 동물을 치는‘로드킬(RoadKill)’처럼 불법 영상물 다운로드가 피해자를 죽음까지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의미한다.

온라인 공유 사이트에 업로드된 영상은 초반부에는 모텔, 지하철, 화장실 등에서 여성을 몰래 찍은 영상처럼 보이나 영상 속 여성은 갑자기 섬뜩한 모습이 귀신으로 바뀌어 나타난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영상은 배포 후 2달 동안 몰카 영상을 보려던 사람들에 의해 5만1천여회 다운로드 됐으며, 같은 기간 몰카 유통량은 최대 21% 감소했다. 몰카를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줘 큰 광고비 집행 없이 성공적인 효과를 거뒀다.

제일기획이 서울시ㆍ희망브리지와 함께 선보인 ‘더스트씨(DustSee)’ 캠페인은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했다. 
‘더스트씨(DustSee)’ 캠페인 (제일기획-서울시∙희망브리지)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고 카메라를 비추면 현재 위치의 미세먼지 농도, 바람의 강도 등을 반영해 함박눈처럼 크게 확대된 미세먼지가 화면 속을 날아다닌다.

인체의 유해성이 매우 큰 미세먼지를 눈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흥미 요소를 높여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주로 게임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쓰이던 AR기술을 활용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생생하게 시각화해 경각심을 높이고 장기적인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얻을 것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광고회사 클레멘저 BBDO(Clemenger BBDO)는 교통 안전을 위해 호주 교통사고위원회(TAC)와 함께 진행한 ‘미트 그레이엄(MEET GRAHAM)’ 캠페인에서 새로운 형태의 인간을 창조했다. 
‘미트 그레이엄(MEET GRAHAM)’ 캠페인(클레멘저 BBDO -호주 교통사고위원회)

외과 전문의, 교통안전 연구진들과 함께 만든 교통 사고의 충격에 안전한 가상 인간 그레이엄은 과도하게 큰 두개골, 여러 개의 가슴, 뚜렷한 구분이 없는 목과 턱 등 특이한 신체를 가졌다.

실물 크기로 제작된 그레이엄의 모형은 미술관, 박물관 등에 전시되며 ‘당신이 이 정도로 교통 사고에 특화된 신체를 갖지 않았다면 사고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알렸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각종 국제 광고제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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