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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내가 취업하는데 왜 부모님 학력을 묻나요?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11월은 본격적인 취업의 달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자기소개서(자소서), 이력서와의 싸움에 한창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살아온 수십년의 시간을 단 몇 장의 종이에 담기에는 취준생들의 고통은 너무나도 큽니다.

그 중에서도 취준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자소서에서 기업들이 묻는 이른바 ‘쓸데없는’ 질문들입니다.
오롯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받고 싶은 그들에게 기업은 ‘희한한’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취준생들은 자소서의 어떤 항목을 가장 불필요(불쾌)하다고 여길까요?

KT 대학생 대외 활동 그룹인 모바일퓨처리스트(MF) 255명을 대상으로 한 ‘취준생 리포트’에서 청년들은 ‘부모학력에 대한 항목’을 1위(81%, 209명 응답)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이어 부모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대해 197명(77%)이 불필요하고 말했습니다.자신의 취업에 왜 부모와 관련된 정보를 기입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반면 취준생들이 면접관이라면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라는 설문에는 대다수가 지원동기와 직무에 관한 능력을 묻겠다고 답했습니다. 부모, 외모와 같은 실력 외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실력만으로만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인 것입니다.

이처럼 취준생들을 힘들게 하는 자소서에 투자하는 시간은 얼마일까요? 청년들은 하나의 자소서를 쓰는데 평균 7시간이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한 해 지원하는 회사의 수는 평균 30~40개라는 대답이 34%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평균 35개의 회사에 지원한다고 가정했을 때, 취준생들이 자소서를 쓰는데 투자하는 시간만 약 245시간에 달하는 셈입니다.

취업에 드는 비용 역시 취준생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취준생들은 등록금을 제외하고 평균 293만원을 취업을 위해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최고 2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을 쓴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느끼는 취업시장의 차가움 역시 정부의 공식 통계와는 달랐습니다. 청년들은 평균 체감실업률에 대해 30% 이상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31%). 정부가 집계한 9월 기준 실업률 9.2%와는 3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한 것입니다. 40%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6%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냉혹한 취업 시장을 설명해주듯, 취업에 관련된 신조어로 ‘자소설’을 꼽은 이들이 2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수십개의 기업에 지원하고 , 합격을 위해 마치 자기에 관한 소설을 ‘창작’한다는 자괴감이 투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그 뒤를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지옥에 비유한 헬조선(20%)이 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고도 힘든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모님(지인)에 대한 감사의 인사였습니다. 44%의 청년들이 답했죠. 2위(40%)를 차지한 것은 여행으로, 그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습니다.

취업이라는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지금도 이 땅의 청춘들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땀이 무색하지 않도록 부모의 능력과 배경이 아닌, 오롯이 그들의 능력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지길 바랍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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