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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야? 광고야? 경계를 허무는 광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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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올해는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이 사망한 지 30주기를 맞는 해다. 앤디 워홀은 캠벨 수프 깡통과 코카콜라 등 상업 제품을 소재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영역을 구축했으며, 상품을 예술로 승화시킨 상업주의 작가로 불린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훌륭한 비즈니스도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한 앤디 워홀은 상업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고, 그가 만든 광고는 곧잘 뮤지엄에 전시되고는 한다. 과연 예술과 광고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LG전자가 최근 진행한 LG 시그니처 광고. 가전 라인의 최상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의 가치를 투영하기 위해, 초현실주의 콘셉트를 활용한 아트버타이징(Artvertising) 기법을 사용했다(사진제공=HS애드)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현대 광고계에서는 무의미하다. 다양한 예술 영역과의 협업, 혹은 오마주를 통해, 상업광고의 영역을 넘어,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광고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앱솔루트(Absolut) 보드카다. 제품의 상징인 병을 모티브로, 다양한 형태의 그래픽과 기법을 적용시켜오고 있다.

특히 앤디 워홀, 키쓰 해링과 같은 유명 화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앱솔루트의 광고들은 예술작품의 대우를 받고 있다.

이러한 앱솔루트의 예술적 영역의 시도들은, 단순히 광고의 화제성을 뛰어 넘어,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앱솔루트 보드카와 앤디워홀의 공동 작업

지난해 화제가 됐던 SSG의 광고 역시 예술과의 결합이 빛났던 광고다. 미국의 사실주의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이 광고는, 참신한 카피 문구와 결합돼 큰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이 광고를 패러디한 광고까지도 등장할 정도였다.

아예 영화를 표방한 광고도 트렌드다. 영화 ‘허(HER)’로 유명한 스파이크 존조 감독은 향수 브랜드인 ‘겐조’의 광고를 맡아 자신의 작품색을 투영하기도 했다.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은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광고를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물결 속에서,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목표를 영화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가진 영상 콘텐츠에 접목시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초 ‘그로우 업(Grow Up)’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캠페인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브랜드 캠페인 그로우 업(Grow Up)의 한 장면.

12일 현재 총 5편의 시리즈 영상이 공개됐는데, 각각의 영상들은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던지며, 캠페인 명인 ‘성장, 성숙’과 어울리는 메시지들을 던진다. 가령 이런 식이다. ‘직업을 구하라(Get a Job)’란 영상에는 유명 래퍼인 에이셉 락키(A$AP Rocky)가 등장해 자신의 형제가 죽은 실화와 함께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영상에는 벤츠의 콤팩트 4도어 쿠페인 CLA가 등장한다. 물론 CLA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없다. 락키의 자전적인 메시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간접적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렇다면 벤츠가 이 캠페인을 통해서 의도하는 바는 뭘까? 총 5편의 영상들에는 CLA를 포함해 소형 해치백 A 클래스, B클래스 등 벤츠의 프리미엄 컴팩트 라인업이 등장한다.

성장과 성숙이라는 캠페인 가치를, 영화에 버금가는 퀄리티를 가진 콘텐츠를 통해, 라인업의 타겟 고객층인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예술을 접목해 퀄리티를 높인 캠페인들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해외 광고업계에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아트버타이징(Artvertising, 예술(Art)과 광고(Advertising)의 합성어)의 대표 주자다. 2007년부터 앙리 마티스, 반 고흐, 폴 고갱 등의 명화를 활용해 명화 속 인물들이 “사랑해요, LG”를 노래하고, 또 제품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광고가 예술적 품격과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예술 작품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예술 기법을 착안해 만든 광고를 선보였다. 초현실주의를 콘셉트로 한 최상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LG SIGNATURE)‘의 광고다.

이 광고는 보통 가전제품 광고의 공식과도 같은 기능적 속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광고 영상은 몽환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공중그네에 매달려 별의 뮤즈가 아름다운 별들을 공중에서 별빛을 쏟으며 시작된다. 
LG전자가 최근 진행한 LG 시그니처 광고. 가전 라인의 최상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의 가치를 투영하기 위해, 초현실주의 콘셉트를 활용한 아트버타이징(Artvertising) 기법을 사용했다(사진제공=HS애드)

이는 LG 시그니터 냉장고에 적용된 샤이니 유니버스 패턴을 별빛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재질을 보다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어서 달의 뮤즈는 빙하 위에 서서 밤의 보름달을 굴려 세탁기의 형상을 만든다. 비의 뮤즈는 비 내리는 우산 위를 걸어 공기를 씻는 공기청정기를 불러낸다. 빛의 뮤즈는 하늘로 나 있는 길을 올라가 빛나는 TV를 신전의 벽까지 안내한다.

각각의 뮤즈라는 초현실적인 존재들과 속성이 맞는 제품들이 결합해,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초현실적인 영감을 전달하는 것이다.

광고가 촬영된 장소 역시도, 환상의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다.

광고를 제작한 HS애드의 이현종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LG 시그니처는 LG가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겠다는 담대한 선언을 내걸며 탄생한 만큼, 광고 역시 제품을 따라 한 편의 예술 작품으로 감상되기를 원했다”며 “이를 위해 초현실주의 아트를 통해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소비자들이 광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광고 콘텐츠의 영역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구매를 유도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의 격(格)을 높이는 예술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앤디 워홀이 제작한 상업 광고가 뮤지엄에 전시되는 것처럼, 상업적 목적으로 탄생한 예술적 품격을 담은 광고가 뮤지엄에 전시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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