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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여행해 주는 남자]‘천년의 멋, 그리고 찬란한 맛’…프라하에 가다

*[대신 여행해 주는 남자]는 지구별 여행을 떠난 지다원 씨가 독자 여러분의 소원을 직접 받아 수행하고 그와 관련된 여행기를 작성하는 코너입니다.
지구별 여행을 떠난 지다원 씨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20대 청년입니다.
앞으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지다원 씨는 지구 구석구석을 찾아다닐 예정입니다. 혼자서 여행을 떠난 ‘대행남’이 외롭지 않도록 여러분의 많은 사연과 소원을 그에게 보내주세요!

[대행남]의 이야기는 매주 금요일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지는 여행 관련 커뮤니티 동유럽 최대 단골 여행지 체코의 프라하다.

대충 찍어도 인생 사진 1년 치 건져온다는 천년의 멋,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가 프라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일정을 마치고 할슈타트로 이동하여 동화 같은 호수를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구간의 기차 요금이 환승 2회를 한다 해도 50유로가 넘었다. 한두 달 전 예약하면 20유로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큰 지출이라 체코의 브르노라는 지역을 들렸다가 프라하로 이동하는 경로로 수정했다. (브르노-프라하 스튜던트 에이전시 편도 8.20유로)

프라하는 대중교통이 발전된 도시다. 어느 나라를 가던지 운송수단의 종류와 정보를 미리 알아두어야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프라하 지하철 표 끊는 방법을 도착하기 직전까지도 알아보았다. 발권기와의 첫 만남은 당황스러웠다. 시력검사를 하는 듯한 작은 글씨와 뒤에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보며 이게 실화인가란 생각이 들었다.(실화였다.)


프라하 지하철은 이용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표를 발권하는데 30분에 24 코루나, 90분에 32 코루나, 24시간 110 코루나, 72시간 310 코루나다. 역사의 모든 발권기에서 동전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전을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다. 그러나 다행히도 프라하 중앙역에는 카드 사용이 가능한 발권기가 있다. 주요 관광지는 전부 30분 이내 거리에 있기 때문에 30분 티켓을 하루에 2장씩 6일 동안 사용할 12장의 티켓을 한 번에 결제해서 가지고 다니니 편리했다.


6일간의 프라하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신났던 순간은 체코식 족발 ‘꼴레뇨’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영어로는 Knee of pork, 돼지의 무릎인데 돼지 무릎 한 부분을 통째로 구워 꼬챙이에 끼워 나오는 바베 큐식 음식이다.

한 달 전부터 족발이 생각나기 시작했는데 꼴레뇨의 존재는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꼴레뇨 관련 맛집 정보를 얻고자 검색해 보았다.

일관된 평은 맛은 있지만 서비스와 ‘팁’ 때문에 기분이 상한 한국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내 경험상 팁 때문에 기분이 상한 이유는 두 가지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설명 없이 가져갔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와 대우를 받았는데 팁은 악착같이 받아가려 할 때다. 이런 문제로 기분이 나빠지면 맛있게 먹은 음식도 맛이 없어지는 걸 경험한 덕분에 웬만하면 맛은 평범해도 친절한 식당을 가려고 한다.



일부 후기에선 차갑고 질긴 꼴레뇨를 맛본 분들도 있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식당은 갓 요리한 따끈하고 부드러운 꼴레뇨 제공했다. 무릎 부위 한 덩어리가 꼬챙이가 끼워져 나오는데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썰어 먹으면 된다. 소스는 케첩과 머스터드 소스 그리고 무를 갈아서 겨자와 섞은 소스까지 3가지가 같이 나온다.(*소스는 리필 시 추가 요금이 있다.) 비계 부위는 비리지 않았고 살코기는 담백하고 부드러웠다. 소스에 찍어 흑맥주와 곁들이니 완벽한 조합이었다.



직원은 팁을 현금으로 지불해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영수증을 가리킨다.

‘Tip not included’

팁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친절하게 쓰여있다. 그리고 더욱 친절하게 총금액의 10%, 12.5%, 15%까지 계산된 팁 금액이 적혀있다. 잔돈이 없어 100 코루나를 건네자 당당히 15%를 가져가고 잔돈을 거슬러주었다. 맛있는 식사와 친절한 직원 덕분에 좋은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마치니 기분이 좋았다.

(Tip: 영수증 내역에 Couvert는 식기류 등의 기본 사용 요금이라고 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배가 부르니 기운이 났다. 카를교를 지나 프라하성까지 산책 겸 걸어갔다.

카를교는 블타강 위에 세워진지 650년이 지난 역사적인 다리다. 과거에는 구시가지를 지나는 유일한 다리로써 교역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가 다니던 카를교는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다리 양옆에 세워진 30개의 성인 조각상들을 제작하는 시간만 300년이 걸렸다고 한다. 또 다른 볼거리는 다리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음악 무대다. 하늘이 비가 올 듯 말 듯 잔뜩 인상을 썼지만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지품 검사대에서 검사를 마치고 아홉 시 반쯤 프라하성에 입장했다. 해가 오후 열 시를 넘겨야 완벽한 밤이 되는 프라하에서 아홉 시 반은 저녁 같은 느낌이었다. 분수대를 지나 드디어 금색 옷을 두른 성 비투스 대성당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9세기 건물을 원형으로 건축된 성 비투스 대성당은 현재의 모습이 갖춰진 건 20세기라고 한다.

낮에는 관광객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밤에 오니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데 방해될 것이 없어 굉장히 좋았다. 아름다운 모습을 원하는 만큼 담아 올 수 있었다.

(Tip: 프라하성 입장만 하는 것은 무료입니다. 저녁 시간대에 여유 있게 들려보세요. 벤치에 앉아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도 매력적!)


글=지다원 여행가
정리=손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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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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