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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제안해도 떨어지면 끝...‘거절비용’이 절실한 광고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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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중소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모 대기업의 광고 수주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가했다. 흔하지 않은 기회다보니 A 씨 회사의 거의 모든 직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경쟁 PT를 위한 아이디어에 참여했다. 1차,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PT의 문이 열렸고, 더 나은 제안을 위해 A 씨는 영상 제작업체까지 고용했다. 그러나 결과는 최종탈락. A 씨는 허탈함을 넘어 회사의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밤을 새우고, 공을 들이고, 외주 업체까지 고용해 제안서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떨어지면 끝입니다. 들어갔던 시간과 비용에 대한 보상? 그런 건 없어요. 큰 대행사들은 투자 비용이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우리같은 작은 회사들은 경쟁 PT에 들어갔던 투자가 회사를 휘청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라고 전했다.

최근 광고업계에서 거절비용, 리젝션 피(REJECTION FEE)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광고주의 경쟁 PT를 참여했지만, 떨어진 회사들에 대해서 제안을 준비하는데 들어갔던 비용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달라는 것이다.

리젝션 피는 해외에서는 이미 정착돼 있는 제도다. 광고주가 요청한 경쟁에 참가한만큼, 그에 들어간 아이디어나 제안서에 대한 제작비를 정당하게 지불한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수십년 째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정착하진 못한 상황이다.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해당 광고를 낙찰받기 위해 말 그대로 ‘피 튀기는 PT’를 준비하지만,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보니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을 넘어, 최종 광고에 버금가는 영상 등 제작물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비용 등에 대해 만만치 않은 투입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 역시 입찰에서 탈락하면 끝이다. 8년차 광고업계 종사자 B 씨는 “그동안 100회가 넘는 경쟁 PT에 들어갔지만, 그 중 리젝션 피를 받은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고 잘라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경쟁 PT라는 제도 자체가 더 나은 광고를 위해 자발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광고주가 얼마의 비용을 들여 제안에 들어와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데 이 비용에 대해 보전을 해야 하냐”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광고계에서는 참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 차원에서 반드시 리젝션 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형 광고대행사에 일하고 있는 C 씨는 “최종 PT까지 진행되는 경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제작 비용이 들어간다. 큰 회사들의 경우는 투자라는 차원에서 비용을 낼 수 있겠지만, 작은 회사들에게는 이 정도 비용은 크다. 그렇다고 기회에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없다. 때문에 광고주들이 이런 제안비용에 대해, 적어도 최종 PT까지 올라온 회사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젝션 피에 대해 광고총연합회 측은 “현재 상황으로는 공식적인 협회의 입장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협회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 광고업계의 기존 관행과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본격적으로 리젝션피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는 여러가지 상황이 쉽지 않다, 향후 회원단체들과의 논의 및 의견 수렴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라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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