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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도 못한 교통약자 환승지도, 장애인 딸 가진 엄마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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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 교통약자로 분류되는 이들을 위한 지하철 환승지도가 공개됐습니다.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용 가능한 이 지도는 서울 지하철역 중 환승이 긴 14개 구간을 제작자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조사해 만들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를 완성시킨 이는, 공공기관이 아닙니다. 바로 장애인 딸을 가진 엄마가 이끄는 장애인여행콘텐츠 스타트업과 대학생들의 공동 작업이 탄생시킨 결과물입니다. 

홍윤희 무의 이사장과 딸 지민이(사진=무의)

장애인여행콘텐츠 제작전문 협동조합 무의(Muui)는 7일 무의 홈페이지(www.wearemuui.com)를 통해 서울 지하철 14개 역에 대한 ‘교통약자 환승지도(환승지도 바로가기)를 공개했습니다.

무의 이사장 홍윤희 씨는 소아암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2급 지체장애인 딸 지민이를 키우고 있는데요. 휠체어가 없이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는 딸과 함께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의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2015년 설립됐습니다. 2015년 미국에서 휠체어로 20개주를 여행한 후 ‘20 States on Wheels’ 책을 펴낸 김건호씨와 홍 씨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지도는 무의가 만들고자하는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일반 지하철맵에는 교통약자용 루트가 없고, 교통약자용 지하철 앱의 경우 입체지도와 텍스트로 구성돼 사용이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점이 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의는 계원예술대학교와 MOU를 통해 UX(사용자경험),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했습니다.

장애인 사용자를 페르소나(persona)로 삼아 모델링한 고객여정지도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이후 휠체어나 유모차를 통해 지하철을 환승하려면 여러 층을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층별 평면지도를 제작했죠.

특히 계원예술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김남형 교수의 지도 하에 계원예대 학생들이 직접 지하철 역을 휠체어를 타고 방문해 루트를 조사하기도 했는데요. 
사진=무의

계원예대 학생 3명(송현수, 문미현, 이지훈)이 서울지하철역 중 환승이 특히 긴 14개 구간을 지난 2016년 7월-9월에 걸쳐 휠체어를 타고 루트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내용은 자원봉사자 웹디자이너 윤경은씨의 자문을 통해 지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지도에 포함된 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 건대입구역, 고속터미널역, 김포공항역, 노원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림역, 서울역, 석계역, 신도림역, 영등포구청역, 왕십리역, 이수역, 종로3가역 등 총 14개역의 14개 환승루트입니다. 기존 교통약자 지하철앱에서 환승단계가 9-12개에 이르는 복잡한 구간이죠.

무의-계원예대의 조사 결과 14개역의 환승 소요시간은 최단 8분(신도림역 2호선 문래--> 1호선 인천/천안)~최장 22분(가산디지털단지역 1호선 구로--> 7호선 남구로)에 달했습니다.

비장애인 환승 시간과 비교해 최대 7배(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차이났죠.

14개 구간 중 휠체어를 타고 가면 역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 곳은 4개역(가산디지털단지, 건대입구, 대림, 영등포구청)이었습니다.

홍윤희 이사장은 “휠체어를 타는 딸과 함께 지하철 환승을 하며 아이를 안고 가야 했거나 하염없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던 경험을 토대로 교통약자 평면지도를 만들게 됐다”며 “전국 장애인이 250만명, 유모차-노약자까지 포함하면 교통약자 숫자가 거의 1천만명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 지하철을 비롯해 대중교통 안내 표지판이 이용자 눈높이에서 쉽게 바뀌어 궁극적으로는 무의의 지도가 필요 없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계원예대 김남형 교수는 “이번 맵은 교통약자 관점에서의 퍼소나 모델링, 고객여정지도를 통해 환승통로에서의 어려움과 솔루션을 제시한다” 며 “ 오프라인 표지판 뿐 아니라 지하철 앱이나 온라인지도 등 다양한 대중교통 안내에서 교통약자를 고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무의는 이번 14개 구간 지도 공개를 계기로 기아자동차 직원들의 자원봉사 리서치로 조사한 4개역을 2월 내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통해 각 역 환승통로에서 발견한 표지판 개선 제안사항을 서울시 교통정책과를 비롯해 각 지하철사업자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비디오를 무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

*무의(Muui): “장애를 무의미하게”라는 모토를 갖고 2015년 설립된 장애인여행콘텐츠 제작 협동조합이다. 2015년 미국에서 휠체어로 20개주를 여행한 후 ‘20 States on Wheels’ 책을 펴낸 김건호씨와 2015년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을 통해 휠체어 장애아의 대중교통 여행기를 ‘지민이의 그곳에 쉽게 가고 싶다’란 이름으로 연재한 홍윤희씨가 주축이 되어 설립했다. 무의는 고퀄리티 휠체어 여행 콘텐츠로 장애인 여행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2016년 서울 명소 휠체어 여행 비디오, 부산 명소 휠체어 여행 비디오를 선보였다. 2017년 1~2월에는 베트남 사이공 휠체어 여행 비디오를 공개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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