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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력은 어떻게 전 세계 전력회사 중 1위의 수익을 거뒀나?
[HOOC=서상범 기자]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여론이 뜨겁습니다. 그 여론의 중심에 있는 한국전력(한전)에 대한 시선도 따갑습니다.

시선이 따가운 이유 중 하나는 가정용 전력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통해 한전이 막대한 이득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한전의 영업이익은 세계 정상급입니다. 

올해 5월 한전은 포브스가 조사한 세계 2000대 기업 순위에서 97위를 차지하며 사상최초로 ‘톱 100’에 진입했습니다. 해당 순위에서 100위 내 한국기업은 한전과 함께 삼성전자(18위)가 유이했습니다. 지난해 종합순위 171위에서 무려 74단계가 오른 것입니다.

한전은 전체 기업 중에서는 97위를 했지만 전 세계 전력회사 중에서는 1위이자 유일한 100위 내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포브스의 한전 평가 중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해당 평가는 전 세계 기업들의 매출, 수익, 자산, 시장가치를 종합해 선정하는데요. 이 중 수익만으로 따지면 한전은 조사 대상 기업 중 26위를 차지했습니다. 2000개의 유수의 글로벌 기업 중 26번째로 수익을 냈다는 것입니다. 
포브스 캡쳐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는 수익 부문에서 16위를 차지했고, 100위권에 진입도 못한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글로벌 8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한전의 다른 지표에 비해 단연 눈에 띕니다. 포브스는 이번 조사에서 한전의 매출을 글로벌 139위, 자산은 179위, 시장가치는 310위로 평가했습니다.

포브스는 각 항목에 대한 자세한 가중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즉 전체 종합 평가에서 97위를 차지한 요인은 한전의 높은 수익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업종간 수익률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전이 글로벌 전력회사 중 전체 1위를 거둔 요인 역시 높은 수익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한전에 이어 전력회사 중 2위를 차지한 이탈리아의 에넬의 경우 매출은 82위로 한전보다 높았지만, 수익부분에서는 245위를 차지했죠.

한 글로벌 브랜드 평가 업체의 관계자는 “각 평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재무적 부분에서 수익에 대한 평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한전의 수익은 해마다 놀라울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한전은 81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그런데 2013년에는 1조5190억원 흑자로 돌아섭니다. 이어 2014년에는 5조7876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에는 10조를 넘어 11조3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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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한 대금 10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매각 대금은 영업외이익으로 잡혔습니다.

올해도 한전의 이익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회사를 포함한 상반기 영업이익이 6조를 넘겼죠.

그렇다면 이런 수익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먼저 재벌닷컴에 따르면 한전의 해외 투자법인 51개 중 지난해 적자를 낸 곳이 30개에 달합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역시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대부분인데요. 특히 떨어진 원가의 힘이 컸습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유가 등 국제원자제 가격 하락으로 발전원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2013년 51조 규모로 매출과 큰 차이가 없던 판매원가는 2014년 46조5096억원으로 1조이상 떨어집니다. 이해 영업이익은 5조7876억원을 기록했죠.

지난해에도 전력매출은 54조3670억원으로 전년대비 60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매출원가는 41조3489억원으로 5조원이 이상 더 떨어졌습니다. 매출은 매년 비슷한 규모인데 원가가 크게 하락하니 이익은 많이 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판매원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전기요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기요금은 2011년 이후 오르기만하고 내린 적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진제까지 적용하면 한전의 이익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기업의 목적은 이익창출입니다. 하지만 한전은 사기업이 아닌 국가의 전력을 독점판매하는 공기업이죠.

바로 이 부분이 한전의 세계 정상급 수익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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