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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경의 맘다방] 엄마에게 더 필요한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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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부모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올해는 아이에게 뭘 사줘야 하지?’란 고민. 생일, 어린이날, 입학식, 졸업식, 명절 등에 이미 많은 선물을 안겼지만 크리스마스는 또 크리스마스대로 챙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듭니다.

아직 어린 아이를 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선물을 해줘도 크면 기억도 못할 나이지만, 아이가 말문이 트이고 요구사항이 많아지다 보니 ‘뭐라도 사줘야 하나’ 묘한 부담감이 생깁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은 참 좋겠다’는 부러움이 스쳤습니다. 항상 신경 써 주는 사람이 있고, 철철이 선물도 받고, 다른 사람을 위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언제 선물을 받았는지도 가물가물한 어른이 됐다는 사실이 조금 쓸쓸해졌습니다.

결혼 전이나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일년에 몇번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남편이나 가족이나 친구가 혹은 내가 나에게 선물을 줬습니다. 

[사진=123RF]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남편과도 서로를 챙기는 일이 줄었습니다. 모든 관심이 아이에게 향하고 아이에게 뭘 해줄까가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선물은 고사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옷이나 신발 하나도 ‘내 것을 사는 일’은 망설여졌습니다. 매달 빠듯한 살림살이에 펑크가 날까 불안하기도 하고, 그 돈으로 아이나 남편을 위해 뭐 하나라도 더 해주자 싶은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나를 위한 쇼핑은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결혼 전에는 잘 꾸미고 다니던 친구들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면 평범한 아줌마가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이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엄마가 된다는 것은 챙김을 받는 사람에서 챙기는 사람이 되고, 선물을 받는 사람에서 선물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도 가끔은 ‘받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선물에 ‘보상’이란 의미도 있다면, 엄마는 선물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당당하게 선물을 요구하시길. 여의치 않다면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선물이 지친 엄마들에게 에너지가 돼 가정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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