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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준비하는남자]①남자, 결혼을 결심(決心)하다
<편집자 주: 꼭 해야하는 것에서 선택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결혼. 결혼을 결심하는데도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준비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집만 준비하면 결혼준비 끝 아니냐?”라는 남성여러분들, 막상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당황하거나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하는데요. 6개월간의 과정을 겪어 갓 신혼 생활에 접어든 남자 기자의 시선에서 소소한 조언과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HOOC=서상범 기자]결심(決心). 국어 사전은 이 단어에 대해 ‘할 일에 대하여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함. 또는 그런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굳게 정한다는 의미는 쉽지 않은 목표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간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습니다. 요즘 결혼은 그야말로 ‘결심’을 해야만하는 대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결혼이 결심의 대상이 된 것은 건강한 두 성인남녀가 새로운 인생을 출발을 하려고 해도 치솟는 집 값과 물가가 이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6624만원과 3465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부부 합계 1억원 이상을 결혼에 지출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는 무척 동떨어진 비용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가 발표한 ‘2015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당 실제 총 결혼자금은 주택 비용을 포함하면 평균 2억3798만원에 달했습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결혼한 부부 100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역시 결혼에 필요한 총비용은 2억3700만원에 달했죠.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 이상의 직장을 가진 남녀의 경우 세금을 제외하고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이들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수년간 돈 한푼 쓰지 않아야 결혼을 위한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여기에 돈만 준비했다고 끝인가요? 혼수와 집 장만에 대한 남녀 간의 갈등은 인터넷 커뮤니티는 물론, 포털 뉴스의 사회 부문 기사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의 사례를 보다보면 도대체 결혼이라는 것을 “나는 할 수 있을까?결혼 준비를 하다가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러다보니 아예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미혼 가구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미혼 1인 가구는 2000~2010년 동안 연평균 6.8% 증가하고 있죠.

저 역시 30대 초중반의 평범한 직장 남성으로서, 결혼 적령기가 됐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장 제 힘으로 오롯이 결혼을 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호화찬란한 결혼식, 서울 중심가의 넓은 아파트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게 시작하려고 해도 무언가 넘을 수 없는,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거대한 벽에 막힌 것 같은 느낌에 혼자 좌절하기도 했죠.

특히 남자들의 경우, 상대방에게 “나를 믿고 결혼해 달라”고 말을 꺼내기 위한 용기의 근거가 더욱 확실해야 하는 현실에서 수없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대로 결심(決心)을 하자 길은 조금씩 보였습니다. 그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남자인데”라는 알량한 자존심이 아닌, 예비 배우자와의 대화와 소통을 통한 장애물 치우기였습니다.

앞으로 이 연재물을 진행하면서 제가, 그리고 저희 부부가 겪었던, 그리고 때론 힘들어했고, 결국 이겨냈던 소소한 경험들을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사실 개인의 이야기를 공개된 공간에 전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하지만, 결혼이 두려워하고 부정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저와 같은 평범한 남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담담하게 전할 수 있다면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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