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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女의 맨땅 비행기] 드론을 위한 보험은 없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난 7월 피서객 안전을 위해 투입된 드론(Droneㆍ무인항공기)이 부산시 해운대 해수욕장 상공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드론이 수영금지 구역으로 떨어져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되려 피서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었다. 드론이 추락하거나 부딪히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보험 제도는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 드론 5만 대 시대, 보험 상품은 걸음마 = 국내에 보급된 드론만 5만 대로 추산된다. 그런데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18개월간 KB손보ㆍ동부화재ㆍ메리츠화재ㆍ롯데손보 등 4개 손보사에 드론과 관련해 가입한 보험은 305건. MG손보에서 지난 1년간 10건을 접수한 데 머물렀고 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흥국화재ㆍ더케이손보ㆍAIG손보 등은 아예 가입 자체가 없었다.

이처럼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드론과 관련된 의무보험 가입이 항공 촬영업체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드론으로 사업을 하는 항공 촬영업체들은 각 지방항공청에 초경량비행장치 사용허가를 신청할 때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개인이 취미로 드론을 띄울 경우 손해보험 특약으로 일상생활배상보험에 가입하거나 한국항공모형협회 정회원으로 등록해 자동으로 1년간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꼭 보험에 가입해야 할 의무는 없다.

국내 사업용 드론과 해외 직구 등으로 취득한 드론이 최대 5만대로 추산된다.

보험사 역시 드론과 관련된 보험 제도를 명확히 정비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드론의 개념부터 광범위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조종이 가능한 무인비행기를 드론이라고 정의하면 열기구에 폭탄을 달아 목표 지역에 떨어뜨리는 무인 폭격기도 드론에 포함된다. 손바닥 만한 3만 원대 취미용 드론부터 5000만 원에 이르는 산업용 드론까지 기체 종류만도 수백 가지. KB손보 관계자는 “드론으로 인한 사고율을 분석할 수 있는 통계 자료도 미비해 손해율 등을 책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보험사에서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서 시설소유자배상책임담보로 드론 보험을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보험에서는 이를 커버할 근거조차 마땅치 않다. 화우의 이덕민 변호사는 “현재 드론을 조종하기 위한 면허를 취득할 필요도 없고 구입한 기체를 등록할 필요도 없다. 또 작고 간편한 완구용 드론도 제작되면서 현실적으로 기체에 대한 위험 정도도 일괄적으로 산출하기 쉽지 않다”며 “드론에 특화된 보험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 드론 추락사고↑…드론 보험 등장하는 美ㆍ日 = 최근 일본의 도쿄해상보험은 드론에 의한 사고 피해를 보상하는 드론 특화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시판에 나섰다. 드론이 파손되거나 드론을 비행하다 타인의 재산이나 신체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기체 수리비와 상해 배상금까지 보상한다. 대인, 대물뿐만 아니라 자차보험금까지 보상하는 보험상품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취미로 드론을 구입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범죄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드론 면허제 도입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고시 보험 적용 문제에 대해서도 보험업계와 조율에 나서면서 토키오 해상보험, 미츠이 스미토모보험 등도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드론 보험상품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론의 상업적 이용 시험운항을 잇달아 승인한 미국에서도 USAA, 스테이트팜, AIG 등이 드론 보험상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드론 운항에 따른 위험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면서 세계 최대 재보험사 뮌헨리(Munich Re)는 향후 5년 내 드론보험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뮌헨리아메리카 손해보험부문 게리 핀리 수석 부사장은 “드론이 배달, 농약 살포 등 산업 전반적인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보험업계도 드론을 활용 방안과 더불어 드론 비행으로 인한 리스크를 담보하는 드론 보험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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