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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범 기자의 알아봅시다] 여성화하는 남성들…빅데이터로 보니
[HOOC=서상범 기자]30대 직장인 유모 씨는 술을 마실때면 도수가 낮은 ‘저도주(低度酒)’를 챙깁니다. 휴일에는 평소에 미뤘던 드라마를 몰아서보며 휴식을 취하죠. 유 씨의 취미는 실내 인테리어 소품을 검색하는 것. 인터넷을 통해 집안에 놓을 가구의 색깔과 모양을 하나하나 비교하는 것은 물론, 직접 조립과 설치까지 합니다.

누가봐도 여성적인 취향이 물씬 풍기는 유 씨의 정체는 제일기획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조직인 제일 DnA센터가 최근 분석한 통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남성입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한 남성 고객이 혼자만의 쇼핑 여유를 즐기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제일 DnA센터는 20 ~ 49세 디지털 패널 7000명을 대상으로 ▷저도주▷드라마▷인테리어 등 라이프 스타일 분야 관련 검색어 데이터 15만 여 건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 여성을 겨냥해 출시된 저도주에 남성들의 관심이 더 높고, 30대 남성은 여성보다 드라마를 더 많이 검색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인테리어를 감각적으로 접근하는 등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를 확인했다고 제일 DnA센터 측은 밝혔습니다.



▶여성 겨냥한 저도주, 남성이 더 많이, 더 자세히 검색한다



먼저 디지털 패널 7000명이 올해 3~7월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직접 검색한‘저도주’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1121건(58.5%), 여성은 795건(41.5%)으로 남성의 검색량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20~40대 모두 남성의 ‘저도주’ 검색량이 여성을 앞질렀으며, 20대 남성의 ‘저도주’ 검색량(552건)이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2015년 성별, 연령별 ‘저도주’검색량 [출처:제일DnA센터]

또 여성의 경우 제품명만을 검색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 데 비해, 남성은 제품명, 판매처, 제조법, 가격 등 실질적인 속성까지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0대 남자가 30대 여자보다 드라마 더 많이 검색해



TV 프로그램 장르 중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드라마에 대한 남성의 관심 증가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20~40대 전체 연령대에서 남성의 드라마 검색어 비중이 작년 동기대비 증가했으며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올해 3~7월 드라마 검색량(6145건)이 여성(4297건)의 검색량을 앞질렀습니다. 20대 남성의 ‘드라마’ 관련 검색량 (6521건)이 20대 여성(9594건)의 뒤를 이어 이 두번째로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띕니다.

성별, 연령별 ‘드라마’검색 데이터 [출처:제일DnA센터]

또 올 상반기에 방영된 프로듀사, 전설의 마녀, 풍문으로 들었소 등 19개 드라마 관련 키워드 3만 2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주로(80% 가량) 배우나 캐릭터 등 인물과 관련한 검색에 집중됐으나, 남성은 인물뿐만 아니라 특정 회차 정보, 티저, OST 등으로 검색어가 골고루 분포돼 스토리 전개, OST 다시 듣기 등 드라마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테리어, 여성에겐 ‘생활’이고 남성에겐 ‘취미’



여성이 남성보다 정돈, 장식 등에 익숙하고 능숙할 것이라는 통념 아래 ‘인테리어’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 밀접한 개념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러나 제일기획이 조사한 올해 3~7월 인테리어 관련 검색어 데이터에서는 남성의 인테리어 관련 검색량이 여성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여성의 검색량이 40.8% 증가(1만817건→1만5229건)한 데 비해 남성은 2배 이상 증가(7404건→1만5295건)했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40대 남성이 같은 연령대 여성의 검색량을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제일 DnA 센터장 지현탁 마스터는 “이번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들이 기존 타깃에 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타깃을 찾아내야 함을 재확인했다”면서 “대부분의 업종이 성숙, 포화상태에 이른 현 시장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진짜 관심사가 반영된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숨어 있던 의외의 타깃을 찾아내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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