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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범의 아!車!] 투싼은 어떻게 티구안을 제쳤나? 현지 비교평가 분석해 보니
[HOOC=서상범 기자] 지난 주말 자동차 마니아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소식이 독일에서 전해졌습니다. 독일의 권위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자이퉁(Auto Zeitung)지가 최근호에서 우리 나라의 소형SUV에 해당하는 콤팩트 SUV세그먼트 차량 비교평가를 각각 실시한 결과가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관련기사=현대차 투싼, 티구안 제치고 유럽 최고 소형SUV 선정

이 평가에서 현대차 투싼은 폭스바겐 티구안, 마쯔다 CX-5, 혼다 CR-V을 제치고 비교 대상 차량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현대차 신형 투싼


아시다시피 폭스바겐의 티구안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매년 베스트셀링 차량으로 꼽히는 모델이자, 소형 SUV의 표준으로 군림하는 모델입니다. 이 티구안을 투싼이 눌렀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현했죠.

그런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믿을 수가 없다. 어떻게 현대차(투싼)가 독일차를 앞설 수 있다는 것이냐”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일각에서는 세부적인 평가 수치가 없이, 총점으로만 평가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독일 아우토자이퉁의 지난달 29일 발행된 표지. 왼쪽 하단 노란부분이 현대차 투싼의 비교테스트


그래서 독일 현지에서 나온 아우토자이퉁지의 조사 본문을 단독으로 입수, 분석해봤습니다. 해당 매체의 인터넷 판에는 아직 결과가 올라와있지 않았지만, 지난달 29일 발행된 오프라인 지면으로는 분석 결과가 상세하게 나왔는데요.

먼저 지난 주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총점에서 투싼은 5000점 만점 중 3058점을 기록해 티구안(3039점), CR-V(2912점), CX-5(2890점)를 제쳤습니다.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논란이 된 티구안과의 비교 평가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세부 5개 항목은 ▷바디▷주행컴포트▷파워트레인 및 엔진▷주행다이내믹▷비용 및 환경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실내 공간 및 안전사양을 대상으로 한 바디 평가에서 투싼은 645점으로 656점을 기록한 티구안에 11점 차이로 뒤졌습니다. 투싼은 적재 용량과 안전장비에서는 티구안을 앞섰지만, 시트의 다용도성과 대시보드의 재질감 항목에서는 티구안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주행컴포트 항목에서도 투싼은 750점으로 티구안(761점)보다 11점 뒤진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우토자이퉁은 투싼의 시트와 서스펜션의 안락함 부분에서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티구안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을 했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엔진투과음과 바람소리 등 노이즈에 대한 평가에서 투싼은 비교 차종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행시에 가장 정숙도를 보였다는 뜻이죠. 또 에어컨 등을 평가하는 공조장치 부분에서도 투싼은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독일 아우토자이퉁이 비교한 투싼과 티구안 세부 평가항목 전문


한편 차량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주행다이내믹 부분에서 투싼은 683점으로 티구안(650점)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핸들링에서는 48점을 얻어 티구안(47점)을 근소하게 앞질렀지만, 일렬로 세워진 라바콘 사이를 S자로 통과하는 방식인 슬라럼 평가에서는 63점을 획득해 57점을 얻는 티구안에 비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보였습니다.

특히 제동거리 평가(COLD/WARM)에서는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는데요. 각각 99점과 98점으로 티구안(86점/84점)을 크게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파워트레인 및 엔진 평가에 있어서는 투싼은 티구안 대비 변속기 성능이 낮은 점수를 받으며 총점 609점으로 629점을 획득한 티구안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격차를 벌린 것은 변속기 항목이었습니다. 투싼은 80점으로 티구안(90점)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죠. 신형 투싼이 7단 DCT를 장착했지만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7단 DSG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연비 항목에서는 두 모델 모두 256점으로 동일한 점수를 획득했죠.

끝으로 가격대 성능을 나타내는 비용 및 환경 부분에서도 투싼은 티구안보다 좋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멀티미디어 항목에서 투싼은 30점으로 티구안(21점)을 앞섰고, 보증 평가에서는 43점으로 티구안(28점)을 압도했습니다. 이는 독일에서 5년 동안의 보증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폭스바겐 티구안


끝으로 안티 현대에 관한 글로 기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지난 주말 이 내용이 한국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많은 네티즌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주셨는데요. 심지어 한 포털사이트의 관련 기사 중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언론이)양심을 돈과 바꾼다면 언론은 죽었고 한국은 망국에 진입한거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댓글을 다신 분은 이번 조사가 국내 언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하신 듯 한데요. 분명 기사에 독일 아우토자이퉁지가 실시한 조사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것은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 즉 안티 현대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투영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아무리 성능을 인정받으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가더라도, 내수 소비자들의 이런 불신을 잡지 못한다면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역시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전방위적으로 내수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방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과 함께, 국내 고객들 역시 객관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평가를 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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