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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②‘집단지성’에 주목하다, 3D 로보틱스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중국의 DJI, 미국의 3D 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롯 세 곳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민간용 드론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연구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가격은 낮추고 성능이 뛰어난 드론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드론 삼국지 시대입니다. 하늘을 지배하는 민간용 드론 시장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미국의 3D 로보틱스를 소개합니다.>

관련 시리즈 ①: 드론계의 애플 DJI

[HOOC=이정아 기자] 전 세계에 일찍이 민간용 드론을 보급시킨 기업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3D 로보틱스입니다. 2009년 창업 후 5년 만에 연 수익 500만 달러를 기록한 이 기업의 고객은 전 세계 3만여 명에 이르기 때문이죠. 정확한 드론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지만 북미 대륙에서는 올해 50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3000만 달러 투자 이후에도 올해 3월 퀄컴 등에서 5000만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추가 유치한 3D 로보틱스. 이들이 주목한 건 ‘집단지성’이었습니다.

3D 로보틱스의 공동창업자, 크리스 앤더슨


▶무뇨스와 앤더슨의 운명적인 만남 = 설립 6년차인 3D 로보틱스의 시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사는 20세의 멕시코 이민자 호르디 무뇨스. 그는 미국 시민권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없어” 닌텐도 위 컨트롤러를 분해해 무선조종 헬리콥터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드론을 만들기 시작했죠. 당시 그는 드론이라는 단어도 몰라 ‘로봇 헬리콥터’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연 매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적인 드론 기업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뇨스는 드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DIY드론스닷컴에서 크리스 앤더슨을 만나게 됩니다. DIY드론스닷컴을 설립한 사람이 앤더슨입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이후 네이처와 사이언스지를 거쳐 IT 정보기술 잡지인 와이어드의 편집장을 지낸 그였죠. 앤더슨은 커뮤니티에 게재한 무뇨스의 글을 보고 아무 조건 없이 500달러 수표를 보낸 적도 있을 정도로 무뇨스의 팬(fan)이 됐고, 관심사가 서로 일치했던 두 사람은 2009년 3D 로보틱스를 창업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프로펠러를 6개 가진 헥사콥터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는 크리스 앤더슨(왼쪽)과 호르디 무뇨스.


▶가격을 낮추는 비밀, 오픈 소스 = 당시 시중의 소형 드론은 800달러에서 5000달러가 넘는 제품까지 다양했습니다. 앤더슨은 이들을 직접 구매해 분해해 본 뒤, 적당한 마진을 감안하더라도 300달러면 충분히 판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소형 드론이 그렇게 비쌌던 것은 대부분 지적재산권의 가격이 높았기 때문이었는데, 이를 파악한 앤더슨이 개방형 커뮤니티의 힘을 이용해 다양의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하면서 저렴한 드론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3D 로보틱스는 ‘오픈 소스(Open Source)’에 주목합니다. 제품을 개발하고 결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의견을 공유하는 건데요.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집단 지성을 통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품에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제조사들과 차별화된 3D 로보틱스만의 전략이죠.

“개방형 혁신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끼리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정보들을 계속 공유하고 이야기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앤더슨은 한 포럼에서 이같이 언급했는데요. 80%의 평범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롱테일 경제학’의 기반을 철저히 따랐던 창업자가 바로 그입니다.

현재 3D 로보틱스는 ICT 기술을 접목한 드론 제작과 다른 드론 업체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드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가 주요 플랫폼이 되면 이를 통해 회사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판매하고자 하는 기대에서인데요. 앤더슨 그는 드론 관련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그가 말한 개방이라는 키워드가 만들어낸 지성은 그 무엇보다도 전문적이었습니다.



* 페이스북 [바람난과학] 페이지에 오시면, 더 많은 드론과 우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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