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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6월29일 17시52분에 멈춘 대한민국 안전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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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 52분, 첫 지방선거가 투표가 막 마무리되려는 시점. 서울 서초구 도심 한 복판에서 업계 매출 1위를 달리던 고속성장의 상징 삼풍백화점이 단 20여 초만에 500여명을 숨지게 하고 먼지 속에 사라졌다.

당시 사고 후 온 국민들은 사고 규모보다도 무단증축 리노베이션과 위험을 알고도 건축을 추진한 백화점주, 그리고 불법 설계변경을 승인한 공무원 등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경악했다.

삼풍 참사 20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삼풍 판박이’형 대형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95년 6월29일 삼풍 백화점 붕괴 모습.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지난 해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와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등은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다. 현재 건설 중인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과 공무원 간 유착관계, 사후약방문식 대응 역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허술한 관리법이 개정되고 전문가를 투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삼풍백화점 붕괴와 세월호 침몰,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등 대다수의 대형 인재의 원인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

삼풍참사의 핵심원인은 안전을 무시한 무단증축과 무량판 공법(대들보 없이 기둥으로만 지붕판을 받치는 공법) 등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역시 구조변경으로 인한 구조설계 결함이 선박의 복원력을 상실하게 해 침몰에 이르게 한 주요 원인이었다. 
삼풍 참사 이후 판박이식으로 재현된 대형 안전사고.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6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2014년 2월),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2014년 10월). 세월호 침몰 사고(2014년 4월),<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삼풍백화점과 세월호 사고는 구조설계상의 치명적 결함이 내재된 상황에서 발생했고, 이러한 결함이 각종 심의 등 규제절차에서 주목되지 않았다”며 “위험에 대한 신호가 있었지만 운영이 계속됐고, 2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두 개의 재난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매커니즘에 의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조설계상 결함과 무리한 시공으로 인한 대형참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축물 불법개조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누적기준 위반건축물은 전국에 약 13만6515 개에 달했다. 국내 전체 건축물의 2%가 불법으로 지어진 셈이다.

특히 위반건축물의 적발 건수는 2010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어 화재 등 안전사고 역시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아파트의 경우 현관 복도 등 공용공간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핵심 벽제를 철거하고 발코니를 불법으로 확장하는 등 불법 사례가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건축물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 구조 안전 전문가가 필수적으로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개조가 용인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해 발생한 경기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당시에도 건축물에 부속된 건축물에 대한 구조안전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게 주요 사고 원인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서규석 한국구조기술사회 회장은 판교 사고와 관련 “건축물에 부속된 환풍구도 반드시 구조 안전을 확인해 설계 및 시공이 진행돼야 하는데 판교 환풍구의 경우 전문가의 구조확인이 배제된 채 시공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구조안전전문가가 건축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삼풍사고 당시)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설립 및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사의 자격은 일반 시공기술사, 품질시험기술사, 건축사 등에게도 허용돼 있지만 이들은 구조안전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인허가, 건축심의, 감리 등에 구조설계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 과정이 없었던 게 사고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를 기억하고 안전사회의 계기로 삼자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해 8월부터 ‘서울의 아픔, 삼풍백화점’ 이라는 주제로 유가족, 생존자, 구조대 등 100여 명을 통해 사고와 관련한 기억을 수집해왔다. 지난 해에는 한 포털사이트 웹툰을 통해 삼풍백화점 사고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된 ‘삼풍’이라는 웹툰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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