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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전성시대, 그 많던 쿡(cook)들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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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서상범 기자]그야말로 셰프의 전성시대 입니다. ‘먹방 불패’란 우스갯소리와 함께 TV는 음식 이야기로 가득찼고, 셰프는 프로그램의 출연자에서 주연으로 당당히 등극했죠. 조리사, 조리장 구분없이 셰프가 됐습니다. 쿡(cook)과 셰프(chef)의 차이는? 어학사전을 뒤져보면 모두 요리사입니다. 영어와 불어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다만 정서상 쿡보다 셰프가 좀 더 고품격으로 다가오는 듯 한데요.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을 먹여살리는 스타는 아이돌도, 예능인도 아닌 셰프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셰프들의 방송출연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죠.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식문화에 대한 고민과 해석을 진지하게 보여주기보다는 ‘먹방‘이라는 트렌드를 쫓는 방송계에서 무차별적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인데요. 

그래픽=박지영 디자이너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원테이블 레스토랑 ‘이수부’를 운영하는 이수부 셰프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런 고민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그 많던 쿡(cook)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쉐프라는 용어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습니다. 우선 그는 “쉐프의 자격을 가려야 한다는 비판적인 자세나, 용어의 혼동에 대한 훈육의 의미는 아니다”며 글을 시작했는데요.

먼저 “현재 방송에서는 나오는 조리에 관련된 사람들은 대부분 셰프라고 불린다”며 “세프를 떠받치고 있던 ’쿡‘들과 조리 연구가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던 조리 선생님들은 (방송에서)어디로 갔는가?”라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어 셰프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자취를 감춘 단어를 보면 우리가 버리고 싶어하는 이미지와 만들고자하는 이미지가 어렴풋하게 감이 잡힌다며 “셰프의 밑에서 소리없이 당근을 씻고 다듬고 써는 조리사는 노동부 산하 인력관리공단의 공식 명칭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자막에서는 공식 이름으로 불리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수부 셰프는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허드렛 일을 하고 남의 지시를 받는 생계형(조리사)보다는 멋스런 젊음과 열정에 대해 셰프라는 찬사를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셰프는 OECD 국가 중 인구당 식당비율이 높은 국가인 한국에서 커져가는 식음비지니스 산업을 아이템으로 선택한 미디어와 그 이면의 광고주들이 만든 일종의 이미지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조리업계에서 셰프라는 직함은 우상이 아니라 닮고 싶은 내일의 모습이자 존경의 대상”이라며 “우리가 지금 방송에서 쓰고 있는 셰프라는 단어는 더이상 특정 직업군에서 절대자로 군림하는 우상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셰프 자질 논란을 일으켰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편

오히려 방송은 일종의 우상처럼 느껴지는 셰프라는 전문가에 대한 벽을 허물어,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셰프님도 집에서 라면을 드세요? 등의 질문과 같은), 그들의 흐트러짐을 웃음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에 10년은 호텔 생활을 해야 셰프로 불리던 시절, 그 셰프를 떠받치던 수많은 쿡들은 어디로 갔느냐”며 “무명으로 지내던 쿡들 중, 지금의 셰프들보다 더 나은 실력을 지녔음에도 시장에서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 이유는 대중이 성공한 셰프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셰프라는 말에는 시대와 역사에 대한 사명과 전문적인 사람들이 보여줘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세상에서 잊혀진 수많은 쿡들을 위해서라도 (방송을 통해 알려진 셰프들은)촬영 조명이 꺼지고 난 후에는 조리지망생들에게 현실의 벽과 이상의 드넓음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는 “나 역시 화려해보이지만 척박한 현실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나의 진실은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다”며 “셰프의 일터는 레스토랑이며 그가 서있는 공간은 주방일 때 아릅답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현재 무차별적으로 방송의 소모재로 쓰이는 셰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이수부 셰프는 “그들(셰프)을 가둘 생각도 없고 바보로 만들 생각도 없지만, 적어도 식재료를 찾아 여행을 다니고,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참 못된 생각이지만)그들을 식당안에 가두고 싶다”며 “방송은 카메라가 셰프의 식당을 찾아와 리얼리티를 찍는 것으로 가능하지 않겠냐”며 말했습니다.

이수부 셰프의 원글에는 셰프에 대한 어원과 역사적인 분석 등 더욱 많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원문을 모두 소개하기에는 내용이 다소 길어, 이 셰프의 블로그(http://blog.naver.com/lovingwood)를 링크합니다. 셰프와 그 주변인물, 요리업계에 대한 깊은 고민들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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