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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 신고? …‘황당한 핫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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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 “보건소에서 메르스로 의심되니 자가 격리하라는 연락을 받으셨나요? 받지 않으셨다면 메르스가 아닙니다.”

지난 주말 새벽 기자는 고열로 신음하는 아버지 때문에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몸에 열이 펄펄 끓는 데다, 밤새 기침까지 하는 아버지를 보며 기자는 ‘설마..’하는 생각에 서둘러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하는 핫라인으로 전화를 걸었죠.

대형병원 응급실은 꺼림칙해 우선 ‘메르스’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수화기건너편 핫라인 상담원은 뜻밖의 대답으로 가족들을 경악케 했습니다. 

서울시내 전광판에 등장한 메르스 핫라인. [사진출처=페이스북 캡처]

▶핫라인의 황당상담, “메르스 자가격리 지시 없었다면 메르스 아니다”= 아버지가 고열과 기침이 있어서 메르스인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질문에 핫라인 상담원은 “보건소로부터 메르스 자가격리 지시 연락을 받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기자는 “그런 연락은 받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증상과 비슷하다”고 말하자, 상담원은 “연락이 가지 않았으면 메르스가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잘못 들은 건 아닐까. 기자는 재차 어제 아버지의 동선을 말했고, 상담원은 더욱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해당 경로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이동한 경로와 다르니 메르스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의료기관인듯 의료기관아닌’ 보건소, “일요일은 당직이니 인근 의료기관으로…”= 답답한 기자는 재차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119에서는 메르스인지 판단 여부는 보건소만 할 수 있다며, 집 주변에 일요일 오전에 운영하는 병원 명단을 알려줬습니다.

보건소는 민원이 많은지 30분 가까이 자동응답기로만 연결됐고, 겨우 연락이 닿은 기자에게 “오늘은 일요일이라 당직자밖에 없으니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연락하세요”라고 말해 한 번 더 기자를 경악케 했습니다.

기자는 아버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취재본능(?)이 더해져 “보건소는 의료기관이 아닌가요?”라고 반문했고, 보건소 직원은 “그렇긴 한데 오늘은 일요일이라…”라는 대답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한시간 정도 더 기다려 오전 9시께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고, 병원에서는 “심한 독감인 것 같지만 ‘고위험’일 수 있으니 내일 오전에 꼭 ○○대형병원에 가라”고 안내했습니다.

병원에서 안내한 대형병원은 이 날 오후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한 병원으로 발표됐습니다. 

휴업에 들어간 서울 강남구 모 초등학교.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수십 개 핫라인 회선 열어두고, 형식적인 상담…병원 공개만이 해결책?=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반에 따르면 현재 당국은 40개 회선을 통해 의심환자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문의가 왔을 때 핫라인에서는 해당 보건소와 연계해 확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보건당국과 말뿐인 정책만 늘어놓는 서울시의 갈등 때문일까요.

공공의료기관에서는 결국 아무런 대응책도 안내해주지 못했고, 결국 ‘시민’이었던 기자는 울분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일요일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온 병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민간 병원은 선의로 환자를 받았을 뿐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처럼 민간의 방역 의무를 소홀한다면 병원만 공개하는 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불안을 키우고, 민간 병원에 책임을 덮어씌우는 결과만을 초래할 게 뻔합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되겠지요. 지금 정부와 자치구는 서로의 대응을 비방하며 갈등할 때가 아닙니다. 행정편의적인 정책을 멈추고,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연계된 대응책이 마련되길 간절히 촉구합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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