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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ㆍ이재명ㆍ안희정, 떠오르는 '메르스 전사들'
[HOOC=김현경 기자]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 실패하면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앙정부와대조적으로 발빠른 대응에 나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직접 ‘메르스 전사’로 나섰습니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확진 의사가 최소 1500여명과 접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진=헤럴드경제 DB, 안희정 공식 홈페이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은 것과 달리, 박 시장은 환자의 발병 일지와 이동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강제적으로 제한되는 자택격리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박 시장이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이같은 ‘단독 행동’에 나선 것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는 더이상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정부 당국과 정반대의 행보입니다. 이제부터 직접 ‘대책본부장’으로 진두지휘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참전 용사를 방불케했습니다.

이 시장 역시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성남시 메르스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성남시 환자수와 검사 결과, 환자가 다녀간 병원, 이동 경로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이 정보 공개로 혼란과 불안이 초래될 수 있으나, 정보 부족에서 오는 더 큰 불안과 혼란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 지사도 충남지역 메르스 상황을 직접 지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는 4일 “정부의 주의ㆍ경계ㆍ심각 단계에 상관 없이 메르스에 대해선 도지사가 책임지고 직접 지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질병관리본부의 지휘 하에 충남도 복지보건국장이 통제관으로서 업무를 했지만 도민 불안감이 점점 커져 관리를 더 강화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3인방의 행보에 지역 주민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만 믿고 기다리기는 불안했는데 이제 시장님만 믿고 가겠다”며 조금이나마 안도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시민 부럽다”, “성남에 살고 싶다”, “경기도지사는 뭐하나” 등의 반응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장들이 중앙정부와 엇박자를 내는 데 대해 우려하기도 합니다. 혼란만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고요.

하지만 ‘행동대장’이던 이들이 왜 스스로 ‘지휘관’이 돼 전면에 나서게 됐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국민이 희생됐고 나머지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됐습니다. 그런 가운데 관할 지역 내의 국민만이라도 지키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이들이 국민의 입장에서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다음 대통령은 3명 중 1명이 돼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 명에 대한 지지는 높아지고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길 바랍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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